미래문화자산

설화 깃든 홍로마을 중산간 용천수

지장샘

2021-4호 서귀포시 지장샘로 48(동홍동 1597) 자연문화

제주의 용천수는 대부분 해안가를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다. 서홍동 지장샘은 특이하게도 중산간에 위치해 있어 희소성이 매우 높다. 이 물은 수량이 풍부해 흘러가는 방향에 따라 벼농사를짓고, 미나리를 경작했다. 이로 인해 마을이 번성해 정의현 이전에는 현청 소재지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1900년대 후반까지 제주도 전역에 상수도 시설이 보급되면서 식수원의 기능은상실되었으나 현재는 습지를 낀 공원으로 깨끗하게 조성해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설화가 있다. 고려 예종 때 송나라에서 탐라에 걸출한 인재가 많이 배출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송나라 조정은 풍수에 능통한 복주 출신 압술사 고종달(호종단)을 탐라에 파견해 인재가 태어나지 못하도록 30여 개의 혈을 끊게 했다. 어느 날, 홍로마을의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데 백발노인이 나타나 위급한 표정으로 자신을 감춰 달라 청했다.

뒤이어 고종달 일행이 들이닥쳤는데, 농부는 노인을 안장으로 덮어 숨겼다. 고종달이 돌아간 후, 안장을 들어 보니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엔 한 그릇의 ‘행기물’이 남아 있었다. 물을 그 자리에 부었더니 계속해서 맑은 물이 솟아났는데, 이 신비로운 샘물을 ‘지장샘’이라 불렀다. 솟아나는 물의 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항상 일정한 양의 물이 흘렀다. 이러한 특징은 마을 속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장샘물처럼 살라!’는 말에 주민들의 소박한 마음과 애정이 담겨 있다.

설화와 생활사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지장샘은 1987년 한국자연보호협회가 선정한 한국의 명수 100곳 중 한 곳으로 뽑혔다.

제안자 김수현(서홍동)

제안 사유 향토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자원을 발굴 조사해 스토리텔링함으로써 지역문화의 가치와 자긍심을 느끼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