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문화자산

4·3사건으로 1948년 마을이 불태워진 이후 마을주민 중심으로 설립된 교사(校舍)

상천분교

2022-5호 서귀포시 안덕면 병악로 421(상천리 470-2번지) 생활문화

1946년 중산간 상천리 주민들은 마을에 학교를 세우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4·3사건으로 1948년 11월 마을이 불태워지기 시작했고 소개령에 의해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지면서 학교 설립의 움직임은 중단됐다. 그러다가 1954년 6월 상천리가 재건되었고 각지로 흩어졌던 주민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아이들의 배움터가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이장을 중심으로 학교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재산 기부와 노력을 통해 1962년 4월 6일 ‘창천초등학교 상천분교’ 설립이 인가되었고 5월 1일 개교됐다.

1962년 상천분교가 개교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교실은 없었다. 한동안 아이들은 노천수업을 받았는데, 다행히 같은 해 한ㆍ미 협조 아래 75㎡ 규모의 교실 1동이 신축되면서 학교다운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를 기념해 한ㆍ미 협조(UNITED STATES-KOREA COPERATION)현판을 걸었으며, 폐교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국기 게양대와 희미해진 반공방첩 글씨와 함께 그 자리에 남아있다.

상천분교는 교사 1명이 배정되어 상천리, 광평리, 동광리, 천서동의 저학년 아동교육을 담당하였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150명의 어린이들이 가르침을 받았고, 14회에 걸쳐 103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하지만 점차 학생수가 감소하면서 개교 30년 만인 1992년 3월 1일에 상천분교는 폐교됐고 창천초등학교로 통합됐다.

폐교 후 마을 주민들은 이곳을 비료 창고로 사용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모록밭목공교실이 들어섰고, 2007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부터 전통문화 인성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운영되다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상천리마을회에서 무상임대하여 주민들의 마을쉼터로 활용하기 위하여 마을쉼터관리부장을 두고, 주민협조로 조경수 정비와 바닥면 정비, 잔디식재 및 관리, 다용도걸이대 설치, 국기게양대 재정비, 정자 도색작업등으로 꾸준히 관리 이용하고 있다. 입구에 세워진 ‘배움의 옛터’ 표석과 ‘김신석 망사비’는 당시 상천분교의 연혁과 건립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김신석망사비는 2023년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제안자 박종진(상천리)

제안 사유 힘들었던 시절에도 미래세대를 위한 신념과 공동체 정신이 담겨있는 상천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마을주민들의 추억과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활성화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