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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다 ‘곶자왈의 마음에 닿다’

이가영 해픈하면 해븐된다 주식회사 프로듀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남원읍 하례리에 자리잡고 있는 창작그룹/공간꿈꾸는 고물상 작가이자, 우리 창작그룹이 확장된 방식으로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만들어진해픈하면 해븐된다 주식회사 속한 프로듀서다. 하례리의 커뮤니티 살롱하례마을공간 내창카페 운영진이자 협동조합원이기도 하다.




105개 마을이 만드는 축제에서 대정권 마을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했다. 어떤 축제인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로부터 대정권에 위치한 곶자왈에서소음 없는, 음식 없는, 쓰레기 없는축제 기획과 제작에 대한 의뢰를 받았다. 보통축제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나 장소적 특성의 틀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곶자왈은 흔히 축제나 페스티벌의 장소로 떠올리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 팀이 처음 떠올린 생각은곶자왈에서의 축제라면 어떤 모습일 있을까?’였던 듯하다. 축제의 본질, 개념과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있는 계기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곶자왈이라는 곳이, 소개되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축제를 주도하는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축제를 제안하는화자이기를 바랐다.


축제 기획에 있어 초점을 맞춘 부분이 있다면?

대정권의 곶자왈 천혜의 모습이 간직되어 있는 무릉곶자왈과 서광동리곶자왈 곳에서곶자왈의 마음에 닿다라는 제목으로 곶자왈이 건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숲길을 걷는, 차분하고 조용한 축제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축제 참가자 수는 1 100 한정의 사전 신청 방식으로 제한을 두었고, 숲길에는 혼자 혹은 두어 명씩 끊어 입장하여 자기 안의 목소리와 숲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을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자연에 인간이 머물렀다 가는 동안 무엇도 남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버려지는 천들을 재활용하여 하나하나 기운 방식으로 제작된 수제 천막과, 천연 염색으로 만들어진 천에 생태물감을 활용하여 현수막 등을 축제 현장에서 사용하였다. 생태물감은 붓을 헹군 물을 나무에 주면 그대로 거름이 만큼 자연 친화적인 재료이다.만들었던 현수막도 빨아서 다시 있다.




축제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는지 궁금하다.

곶자왈 숲길에 들어서면 시선이 머무는 이곳저곳에 드문드문 ‘말조각들이 걸려 있다천천히 나만의 속도로자연의 호흡에 발맞추어 숲길을 걸으며 곶자왈이 건네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글이 적힌 말조각이다참여자들은  말조각들을 보며 약 2km 구간 환코스 형태의 숲길을 걷는다걷는 동안 곶자왈의 존재들풍경심상과 매칭되어 걸려 있는 말조각들을 발견하고와닿는 말을 사진 찍거나 메모하여 마음에 남긴다그러는 사이 자연의 소리들과 어우러지도록 숲길 여기저기에서 싱잉볼 연주자들이 은은한 소리를 퍼뜨린다 1시간 남짓 천천히 숲길을 돌고 나와 ‘말조각 작가 함께 골라온 말들을 꺼내어 조합한다그러면  편의 시가 완성된다곶자왈의 마음에 닿아  마음의 편린을 보태 얹은 나만의 시를직접 정성 담은 글씨로 남긴다 마음을 오롯이 읽어낸 ‘글씨 작가 붓글씨로 나의 시를  작품으로 받아갈 수도 있다혹은 나에게 떠올랐던 곶자왈의 이야기를 천연 재료로 만들어진 생태물감으로 그려 가져갈  있다다른 어떤 부대행사나 구색 갖추기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 없이  프로그램 하나만 있었다.




축제에 대한 소회가 있다면?

곶자왈 축제의 당사자인 축제였다. 존재 존재로 만나 존재의 마음 안에서 축제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그렇게 생겨난 축제의 마음이 일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영감을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