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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마을 문화를 일구어가는 재미와 보람

양봉관 창의문화농부

서귀포에서 나고 자란 서귀포 시민이라고 들었다. 창의문화캠퍼스는 어떤 계기로 수강하게 되었나.

34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가 퇴임했다. 원래도 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고, 퇴임 후 시간적여유가 생기다 보니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라는 좋은 기관을 알게 되어 신청했다. 서귀포는 문화적 여건이 좋지는 않고, 시민들의 문화적 관심도 적은 편인데 그 점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큰 사명감보다는 개인적인 관심과 흥미가 컸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 센터장님이 어느 자리에서 “재미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하셨는데 인상적이었다. 서귀포라는 지역이 재미있고 활력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랐고,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가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느꼈다.


창의문화캠퍼스 수업 과정은 어땠나, 어떤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는지 궁금하다.

2021년에는 지역문화대학에서 노지바당학기를 수강했고, 2022년에는 문화미디어대학에서 노지바당학기와 노지봄꽃학기, 노지감귤학기를 모두 수강했다. 튜터들이 상당한 전문가들이라서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웠고, 과제도 좋았다. 지난 해에는 학기 때 배운 내용을 토대로 마을 축제를 기획해보기도 했다. 올해는 문화미디어대학에서 영상 촬영과 편집을 배웠다. 교육과정이 끝난 후에도 감독님이 촬영 현장에 불러주셔서 촬영 보조를 하며 현장감을 익힐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우리 마을인 남원읍 신례리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강의를 듣는 것도 좋았지만, 학기가 끝난 다음 모두 모여서 배운 것을 공유하는 모임을 했는데 그게 참 좋았다. 각 대학마다 어떤 과제를 했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공유하는 시간이 상당히 의미 있었다.




창의문화농부로서 어떤 활동들을 해 왔는지?

지난해에 신례1리 메밀꽃 축제를 했는데, 그때 축제 기획을 주민들과 함께 했다. 마을에 문화적 활동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마을 문화 기획도 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였다. 직접 해보니 어려움도 컸지만, 실질적인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올해는 노지문화 마을산책에서 제안해 주셔서 중산간 마을목장 투어 때 신례리 마을 해설을 맡았다. 우리 마을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목장에서 한라산과 바다가 다 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참여한 분들이 마을을 한번 더 산책해보고 싶다는 감상을 주셔서 보람을 느꼈다. 원주에서 문화도시 간 교류 행사가 있을 때도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에서 기회를 주셔서 함께할 수 있었다.


서귀포시민이자 창의문화농부로서 서귀포 노지문화는 무엇이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노지문화는 서귀포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양식 자체다. 문화라고 하면 보통 공연이나 창작 활동 같은 것을 주로 떠올리는데, 노지문화는 서귀포 사람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도시 서귀포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홍보를 펼쳤고, 이제 어느 정도 개념 정립은 된 것 같다. 하지만 노지문화라고 하면 향유 가치가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노지문화에 대한 선입견을 바꿀 수 있는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가 많아져야 할 것 같다.


본인에게 창의문화캠퍼스는 어떤 의미였나. 앞으로 서귀포 노지문화 확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도 듣고 싶다.

제2인생의 영양제라 할 수 있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문화활동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문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60여 년을 서귀포 노지문화 현장 속에서 살아왔다. 나 같은 사람의 쓰임도 노지문화 확산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함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