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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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를 들으며 맞는 아침을 선물합니다

손주희_ 오마이살롱&오마이코티지 대표

인터뷰
사람과 공간을 만나다



2023년 일상형 마을라운지로 선정된 덕수리의 가을은 그야말로 축제였다.
마을회관에서는 아이들의 놀이프로그램이, 도도공방에서는 도자기수업이, 낭낭카페에서는 노래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덕수리의 아름다운 카페 오마이살롱에서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어느덧 제주살이 4년 차에 접어든, 스테이와 카페를 함께 운영하며 덕수리의 매력에 빠진 손주희 대표 부부를 만났다.



Q. 많고 많은 제주 지역 중에 덕수리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저와 남편은 사실 서울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했어요. 매장을 관리하고 판매하는 모든 일을 했어요.
꽤 오래 했죠, 여기 오기 전까지니까 9년 정도. 그런데 계속 이어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남편과 상의 끝에 제주에 내려와 처음엔 숙박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서울에서 일하면서도 1박 2일로, 2박 3일로 제주에 내려와서 공간을 찾아다녔어요.
한 다섯 번 정도 왔나? 저 멀리 종달리에도 가보고, 애월에도 가보고... 그러다 이 공간을 만났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했어요.
오마이코티지라는 이름으로 안채(3인)와 별채(2인) 숙소를 만들었어요.
숙소에 계신 분들이편하게 차 마시는 공간도 필요할 것 같아서 바깥채에 카페를 하나 더 오픈했어요.



Q. 의류업을 하다 카페와 숙소를 하게 되었을 땐, 크나큰 용기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사실 의류업이지만, 매장 공간을 디자인하고 채우고 옷을 진열하는 모든 일을 담당했어요.
전체적인 브랜딩을 하던 것이 제 업이었기 때문에, 공간을 생각하고 콘셉트를 잡고, 실행하는 일에 익숙해요.
오랫동안 해왔으니 감각이 그쪽으로 발달되어있으니 자연스럽게 진행되었고,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 못한 것 같아요.
카페나 숙소 공간의 콘셉트를 잡고,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고 디자인하고 만들다 보니사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어요.
제가 빈티지를 좋아해서 제주 속에 담은 빈티지를 구상하다 보니, 유럽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과 비슷해지더라고요.
제주와 유럽은 어쩐지 연결된 면이 있어요. 그리고b제주만의 독특한 테라스도 구상했죠. 창문을 열면 딱 귤밭이 보여요.
원하는 그림이 완벽하게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귤밭엔 새들이 많이 살거든요. 아침에 창문을열어놓고 귤밭을 보고 있으면 새들이 조잘대는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어요.
새 소리를 들으며 먹는 조식. 그게 우리 오마이코티지의 콘셉트였죠.



Q. 새소리를 들으며 먹는 조식이라니! 갑자기 예약하고 싶어지네요.
사실은 투숙했던 손님이 알려주신 거예요. 새 소리를 들으면서 아침에 먹는 게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결이 비슷한 분들이 그간 많이 오셨어요. 사실 오마이살롱은 옷가게로 할지, 카페로 할지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숙소 오시는 분들이 커피를 즐겨 하시고 투숙객은 물론 여행객에게 더 필요한 것이 뭘까 생각하다 결정한거예요.

Q, 일상형 마을라운지는 어떤 계기로 신청하셨고, 어떤 프로그램이 이뤄졌나요?
우리 아이가 덕수초등학교에 다녀요. 덕수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한 반밖에 없는 작은 학교인데, 정말 온 마을이 학교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 곳이에요.
교사, 아이, 어머니가 학교를 위해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문화도시센터의 프로그램도 어머니회 회장님이 알려주셔서 신청하게 되었죠.
어쩜, 우리 공간과 딱 맞는 프로그램이 당첨되어서 너무 좋았단 피드백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일종의 원예치료 프로그램이었는데 “Botanic Serenity”라는 이름으로
총 4회 진행되었어요. 강사선생님은 최수희 선생님이라고, 원래는 헤드헌팅일을 하셨대요. 그러다 퇴직을 하시고 원예치료 공부를 하셨어요.
식물을 자신의 손으로 다루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루는 구성으로 프로그램을 짜셨는데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 명상으로 시작하고 다육이를 심으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도 갖고, 프리저브드플라워 및 향기식물로 디퓨저를 만들며 자기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그리고 압화를 이용해 한지등을 만들기도 했고, 마지막엔 아름다운 꽃들로 꽃다발을 만들었고요. 식물이란 도구를 이용해 자신을 위로하고 알아가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들을 가졌어요. 제가 한 일이라곤 공간을 빌려드리고, 오신 분들에게 차 한 잔 내어드리는 것밖엔 없었지만,
모두 이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뿌듯할 수 없더라고요.
특히 모두 오마이살롱의 분위기와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단 이야기 일색이었어요. 다른 공간에서 했다면 이 기분을 못 느꼈을 거라고요.



Q, 앞으로도 덕수마을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네. 저는 정말 이곳에 정착한 게 앞서 말씀드렸듯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분위기가 무엇보다 만족스럽고요.
학교를 중심으로 제가 할 수 있는 활동들도 많아서, 제 성격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또 그것이 비단 우리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 마을을 위한 일이고,
우리 가족의 일터와도 관련된 일이거든요. 마을과 양육과 생업을 다 함께 생각할 수 있어 보람되기도 하고요.
오마이살롱과 오마이코티지에 관련한 책도 내고 싶고, 유튜브도 개설했어요. 앞으로도 이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