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문화자산

물이 마르지 않았던 중산간 마을 봉천수

의귀리 창새미소

2022-1호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361-1번지 서쪽 생활문화

창새미소는 서중천 지류와 만나는 의귀천에서 100m 지점인 하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창새미소의 창은 내 ‘창’, 내의 바닥을 뜻하고, 새미는 ‘샘’, 소는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샘이 있는 ‘물웅덩이’를 말한다.

의귀리는 중앙동, 월산동, 산하동 총 3개의 동으로 나눠 살았는데, 서쪽 계단은 산하동 사람들이 동쪽 계단은 나머지 사람들이 사용했다. 여름내 가물어도 이곳 물은 마르지 않았다.

겉으로 봤을 때 말라 보여도 자갈을 걷어보면 바닥에선 늘 물이 나왔기 때문에 멀리 수망리, 신흥리에서도 이곳을 이용했다. 송사리와 민물게가 서식했던 곳이며 사계절 내내 마을의 식수원으로 활용되었다. 주변엔 참식나무, 자금우 등 상록수림과 구실잣밤나무가 울창한 숲이 발달해 있다. 다년간 마을의 오아시스 역할을 했지만, 1967년 공동 수도가 들어서면서 점차 찾는 이가 줄어들었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 사람들은 도로에서 이곳까지 돌계단을 내어 식수로 물을 떠다 마시곤 했다. 식수 전용 물통이기에 빨래, 물놀이를 엄격하게 통제했고 물허벅을 내려놓던 물팡으로 사용했던 돌무더기와 출입구 등이 남아 있다. 서쪽 언덕길 옆쪽으로는 아기 넋드림, 피부병, 액막이를 위한 자연석 제단의 창새미소당(일뤠, 여드렛당)도 있다.

하천 정비 사업의 평탄화 작업으로 개턴물 등 식수와 물놀이 공간이 대부분 소멸되었ᅌᅳ나 창새미소는 주민들의 보존 의지로 지금까지 옛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해안 마을 용천수와는 달리 봉천수에 의존해서 식수를 해결했던 중산간 마을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제안자 양인호(남원읍 의귀리)

제안 사유 창새미소 일원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의귀리 내 하천이 하천 정비로 원형을 잃은 지 오래지만 이것마저 사라지면 안될 것 같다.